[의학칼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모두 치료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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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헬리코박터가 있다는데 치료해야 하나요?"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인간의 위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2명 중의 1명꼴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위생에 대한 인식 변화와 치료로 인해 감염률은 감소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검사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CLO 검사, 조직 검사, 요소 호기 검사, 혈청학적검사 등을 한다.
먼저 조직의 채취가 필요한 CLO 검사, 조직 검사는 위내시경 검사를 하며 같이 진행할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받고 또는 위장 증상이 있어 위내시경을 받고 헬리코박터를 확인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위의 검사들에서 헬리코박터 양성으로 확인이 되었다면 균이 현재 실제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치료를 시작해도 된다.
호흡기로 노출된 이산화탄소량을 측정하는 요소 호기 검사는 일반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후 시행하게 된다. 4시간 이상 금식하고 내원하여 1차로 날숨을 채취한 후, 요소를 복용하고 20분 후 2차로 날숨을 채취하는데 헬리코박터가 요소를 분해하여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므로 이를 측정하여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혈청학적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한 항체 수준을 측정하는데, 이는 현재 감염 여부를 정확히 반영하지는 않는다. 이미 치료 완료가 된 경우에도 항체는 양성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되었다고 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헬리코박터 감염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할 수 있지만,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 복부 팽만감 등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헬리코박터는 위 점막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염증은 주변 조직에 손상을 입히고 통증을 유발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위 점막은 점막 보호층을 형성하여 위산의 자극을 완화하고 위 점막을 보호하지만,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해 이 보호층이 손상되면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점막의 기능이 약화하여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등의 소화성 궤양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소화성 궤양은 소화불량, 상복부 통증의 증상뿐만 아니라 구토 또는 메스꺼움, 식욕 부진의 증상을 유발하게 되고, 검은색 대변이나 혈변의 증상이 확인되었다면 위 또는 십이지장의 출혈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응급으로 위내시경을 시행하여야 한다.
헬리코박터 감염은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위축성 위염은 위 점막의 염증과 손상으로 인해 위 점막 세포들이 위축적인 변화를 겪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만성적인 위염의 한 형태이다. 장상피화생은 정상적인 위 점막 세포가 장관 점막 세포로 변화하는 상태이며, 위축성 위염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만성 위염들이 위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헬리코박터 감염 자체가 위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 감염의 치료는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면 프로톤 펌프 억제제, 항생제들을 조합한 약을 7~14일간 복용한다. 약 복용이 끝나고 2개월 이후 제균 치료가 완료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에 설명하였던 요소 호기 검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특정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내성균인 경우 처음 치료에서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소 호기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이 되면 2차 치료를 시작한다. 2차 치료 역시 프로톤 펌프 억제제, 항생제들을 조합한 약을 14일간 복용하는데, 처음 치료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약들로 조합한다. 이러한 약 조합들은 국내 의료기관은 모두 동일한 조합으로 처방하게 되어 있어 어느 의료기관을 가도 같은 성분의 약을 복용하게 되니 이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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